いち

슬로우데미지 올클리어 후기지만 키랄관련 주저리

_(:ι」∠)_ 2021. 3. 28. 19:55


슬로우 데미지외 키랄의 다른 작품 스포多


키랄에서 리커넥트 이후 7년 만에 나온 신작, 뎀디(DRAMAtical Murder) 발매일로 따지면 더 오래 걸렸다

 

나는 사실상 슬뎀이 키랄에서 나올 수 있는 마지막 타이틀이라고 받아들이려 한다
팬디스크가 나온다고 해도 다음 차기작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이렇게 받아들이는 게 마음이 편하니까...



슬뎀 이야기를 하기 전에 키랄 게임에 고질적인 문제를 언급하자면

 

여태 발매된 게임들의 최대 문제점, 용두사미식 스토리 전개와 지나친 공략캐 편애이다
용두사미식 스토리 전개는 이번 작에서 해결되었다고 생각해서 생략하고
공략캐 편애 문제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 한다


토가이누의 피에서는 시키, 라멘토에서는 라이, 스위트 풀에서는 테츠오 스토리 분량과 비중을 몰빵 당한 3명이다
특히 스위트 풀에서는 편애의 절정이었지만 애초에 테츠오를 제외하고는 공략 캐가 없던 것이었으니 그러려니 했다
분량과 비중이 몰빵 당한 공략캐가 마음에 들었던 공략캐라면 그것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할 수 있었겠지만,

 

나는 아쉽게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공략캐여서 재밌진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이어지던 편애가 뎀디에서는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편애는 없어졌다해도 스토리 비중 몰빵은 남아있어서 아쉬웠다

속시원하게 의문점도 남기지 않고 결말이 났다면 다행인데 그렇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슬로우데미지에도 진공략캐한테 분량이 몰빵 당해서 아쉽다는 이야기란 거다
레이>타쿠>마다라메>후지에다 순으로 하면서 스토리가 빌드업이 되는게 느껴져서 좋았지만
후지에다를 제외하고는 스토리 깊이가 전체적으로 떨어진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나마 후지에다를 제외하고 셋중에서 타쿠는 서사를 충분히 쌓았다고 느꼈지만 레이와 마다라메는(...)
아무튼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나머지는 후지에다 루트를 해금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후지에다 루트를 하기 전까지는 이 게임 재밌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왜냐하면 챕터3부터는 하나같이 슬뎀에서만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닌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특히 제일 처음 공략했던 레이는 정말 실망감이 컸었다 캐릭터는 죄가 없지만(...)

 

 


다른 회사에서 만든 게임이었다면 무난하게 재밌네라고 생각했을 테지만
후지에다루트를 하기 전까지는 키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감이 드는구나 생각했었다






이번 슬로우데미지에서는 선택지 대신 탐색과 심리 파트를 넣어 참신하다 까지는 아니지만
게임 분위기와 연출도 좋았고 선택지만 누르는 노벨게임보다는 일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플레이 하는데 몰입감을 더해준 것 같았다 다만 초반 설명에서는 무슨 소린지 몰랐는데

하다 보니까 적응됐다

 


탐색, 심리 부분에서 보이스가 없던 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지만 여기까지 보이스를 넣으려면
개발 비용이 플러스되는 거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뎀디를 처음 했을 때 bl게임판에서도 그렇고 기존 작들과 비교하면 퀄리티가 높아서 놀랐는데 슬뎀 역시 칭찬할만하다
키랄 게임 중에서 처음으로 챕터별로 나뉜 시나리오 구성 덕분에 스토리 진행이 확실히 깔끔해졌다
이것을 더해 용두사미식 전개 그러니까 키랄의 고질적인 문제 하나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에도 언급했듯이 진공략캐인 후지에다를 제외하고는 스토리의 깊이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특히 레이와 마다라메 2명은 캐릭터 서사와 스토리가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되며
그러한 이유 때문에 캐릭터의 매력 어필이 잘 되지 않아 아쉽다

 


덧 붙여 게임 발매 전에도 공략 캐릭터 디자인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상 지금도 그렇게 느낀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후지에다를 제외하면 캐릭터의 매력을 완벽히 끌어올리지 못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정리되지 않고 수습하기 급급한 스토리보다는 깔끔해진 스토리라인이 낫다
아무튼 예전부터 시나리오 라이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럼에도 후치이가 그리는 특유의 세계관은 싫어할 수가 없단 것을 다시 느꼈고 앞으로도 계속 남아있어주길....









아쉬움이 남았던 레이


전체적인 스토리도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 내용으로 흘러가서 재밌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발매되기 전 젠더 캐릭터가 공략캐로 등장한다는 게 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레이 본인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걸 자각하고 이를 알게 된 아버지가 너는 남자가 아니라고 부정당하면서

곱상한 외모와 과거에 여자 취급 당했던 것 과 합쳐져서 여자로서 삶을 살기로 하지만 

마음한켠에는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이 있었기 때문에 폭력으로서 남성성이 드러나고 있었다곤 하는데...

이해는 가지만 과정과 결과를 떠나서 굳이.. bl게임 공략캐에게 이런 설정을 넣었야 했나 싶다 


엔딩 부분에서 실망스러웠던 건 레이 본인이 진정한 '남자'로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와 말투에 집착하는 것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거

 

토와는 레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건데 왜 레이 본인은 그러지 못한건데..

아무튼 마지막에 머리 자르는 것도 좀... 너무 충격적이었다 외형까지 바꿀 필욘 없잖아....


성격 자체만 두고 봤을 때는 슬뎀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스토리적으로는 너무 별로였다





플레이하고 나서 제일 취향이었던 건 타쿠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본인 루트에서든 타루트에서든 토와를 생각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진다는 것
토와의 어릴적부터 오랜 시간을 지켜보았고 귀찮은 존재로 여기지 않으며 보호자 같은 관계가 좋았다

토와 역시 그런 타쿠가  악몽같은 유년시절에 유일하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게 뭐랄까 너무 좋아

 

 

올클리어를 하고나니  타쿠가 토와의 과거 진상까지는 정확히 몰랐다지만 어느정도는 알고있기도했고

항쟁 사건도 그렇고 그런 토와를 생각해 과거를 묻으려는 타쿠의 행동은 이해되지만 옳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토와를 위해 과거를 감추려 하다 들춰지는 이야기가 정작 본인 루트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후지에다루트 여서 아쉽다 본인 루트에서는 토와를 생각해 끝끝내 과거를 들쳐주지 않겠지...(╯_╰)

토와를 생각해 과거를 감추며 겉으로 보이는 일상을 지키려는 게 진정한 애정인지 싶지만
그럼에도 타쿠가 어릴 적부터 오랜 시간 동안 토와를 봐오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최선의 선택이고....

 

 

진상을 알고나니까 여러모로 찝찝하지만 그래도 토와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니까
무엇보다도 토와에게 타쿠가 건네주는 말들이 하나하나가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온거라 너무 좋았다

 

그런데 둘다 성인 이라서 괜찮지만 나이차이만 보면 너무 범죄같다

 

 

 

 





반대로 취향에 맞지 않았던 공략캐는 마다라메


본인 루트 진입전에는 소문으로만 등장해서 얼굴 보기까지 오래 걸린 공략캐릭터
마다라메 루트에서 보여주는 강압적인 태도는 취향과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별로였다


토와가 항쟁 이후 무기력하고 방탕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되돌려 놓으려는 것은 알겠지만
현재의 토와의 삶이 마다라메의 눈에는 만족되지 않더라도 바뀐 것이 뭐가 나쁜 건지 납득가지 않았다

이쿠이나가 죽고나서는 멘탈이 흔들린 것 처럼 보였지만 그전까지는
토와 본인은 나름대로 자기삶에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

 

살아가면서 바뀌는 게 당연한 일이고 쉽게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 토와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타카사토구미에 있었을 때의 토와가 행복한 모습이면 이해하겠지만 크게 와닿지도 않고,
타쿠와 레이, 토와 셋이서 보낸 지금의 일상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라 좋지 않았다

 

그래도 유포리아 할 때 마다라메는 숨겨진 욕망이 없다는 게 흥미롭다면 흥미로운데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벗어나는 느낌이라 뭔가 아쉬운 느낌..

 

덧 붙여 후지에다는 진상루트니까 그렇다치더라도 마다라메는 타루트에서 얼굴도 안나오고
진상루트에서도 잠깐 등장해서 그런지 제일 포지션이 애매한 것 같고 공략캐로서의 매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공략캐인 후지에다


게임 초반과 마다라메루트에서도 언급되던 택배가 신경 쓰였는데 진상 루트에서 열면서 시작돼서 흥미로웠다
챕터1, 2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과거의 일이 단순히 지나가는 얘기가 아니라 진상루트를 위한 떡밥이어서 놀랐고
스토리를 진행할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지며 여태 등장했던 토와의 악몽들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클라이맥스에서 연출도 훌륭했고 전작들처럼 마지막에 김 빠지는 느낌도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흡입력이 좋은 루트였다


그리고 후지에다와 토와는 정말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둘 다 공통된 과거와 상처를 가지고 있고 유일하게 공유할 수 있는 사이이며
본명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삶을 살아왔다는 것 그리고 후지에다의 연기색이 토와의 색으로 바뀌는 것 또한
정말 진공략캐 이름값 하는구나...


토와가 다른 사람한테 의지하고 사는 타입도 아닌데
후지에다가 토와를 구원해주는 서사와 서로 의지하면서 나아간다는 점이 여러모로 사기적이지 아닐 수가 없다


엔딩쯤에 주위 등장인물들이 토와에게 어딘가 바뀌었다는 얘기를 했을 때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토와가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고 받아들여 후지에다와 같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여태 토와의 삶을 생각하면........너무 눈물 나잖아.........앞으로는 행복해야 돼.......

 


배드 엔딩마저 후지에다한테 구해달라 할 때도 너무 슬펐다
그 말을 한 것이 정말 토와 본인인지 마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굿 엔딩, 배드 엔딩 둘 다 토와가 후지에다에게 의지 하는 엔딩이라 다른 엔딩보다도 독보적인 것 같다
아무튼 공략캐가 주인공을 구원해준다는 요소는 키랄 역대 공략캐중에서 압도적으로 사기급인 것 같다



진상루트 이외에서는 후지에다가 토와의 과거와 깊이 연결되어있다는 떡밥이 나오지 않았고,
서로간의 연결점도 없어보였고 짧게 등장했기때문에 플레이 하면서 놀라움이 연속이었다



다만 안경캐를 매우 매우 좋아하는데 안경을 벗어버려서 너무나 아쉬웠고.... 
인텔리적인 캐릭터를 좋아해서 캐릭터 공개됐을 때 토와 다음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데.....






마지막까지 하고 나서야 장르 설명란에 있던 "그 장소"에 떨어뜨리는 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됐다

진상 루트 끝부분에 마야의 일기장을 보여주면서 엔딩 크레딧 나오는 장면은 여러모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마야는 토와에게 악의가 없을지 언정 결국에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고
용서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그럼에도 마야라는 등장인물에 대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슬픔을 느꼈다
토와도 그 사실을 알고 여러모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껴서 눈물이 났던 거겠지



그리고 앞서 토와가 성장하면서 세상을 보는 색채가 바뀌고 게임 화면에 얼룩덜룩한 효과가 사라진 연출이 좋았다
막과자 가게에 걸려있던 그림의 진정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고 그림의 얽힌 과거와
토와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아있다고 생각했다는 독백이 너무 슬펐다

계속 죽어있는 세계를 바라보며 살아온 토와가 너무 불쌍하잖아 그래도 앞으로 다시 돌아갈 일은 없겠지
다만 후지에다를 제외하고는 이런 세계를 계속 마주 보고 살아야 한다는 게 여러모로 찝찝하다

 

 


아무튼 감수성을 자극당하니 게임하면서 생긴 불만이 사라져서 결국에는 갓겜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키랄이 정말 공들여 제작했구나 느꼈고 차기작이 나온다 해도 이걸 뛰어넘을 수 있을까 싶다



역대 주인공들도 다 사연이 있고 스토리 진행하면서 이리 굴려지고 저리 굴려지고 안타깝다 생각이 들었지만
토와는 정말 독보적으로 눈물 나는 인생을 살아와서 정말 너무 슬펐다
이랬는데 스위트풀처럼 엔딩 났으면 눈물바다였을 것 같다 토와에게 제대로 된 해피엔딩이 있다는 것에 감사를




아무튼 게임 플레이 초반에는 실망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키랄에서 이를 갈아 만들었다는게 느껴졌다
후지에다 루트를 해야지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많이 아쉽긴 하지만
깔끔해진 스토리와 떡밥 회수는 칭찬할 수밖에 없다
고질적이었던 문제가 해결되어 놀라울 지경...


영어판도 나온다고 하던데 현지화된 패키지로 출시된다는 게 느낌이 아예 다르니까 그저 부럽...

그리고 스핀오프작이 나온다고 하는데 웹&스마트폰 게임이라 좋아해야 될지
아무튼 팬디스크 나올 때까지 또 존버에 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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